잠본이식 개그 II

120Kg에서 70Kg의 체중으로 감량에 성공한 사람이 있었다.
많은 체중을 줄인 것으로도 놀라웠지만, 그보다도 그가 인터뷰를 통해 체중조절의 비결을
발표하면서 그의 이야기는 큰 화제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성공의 비결을 다른 것도 아닌, '잘 씻는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었다.

"정말 잘 씻는 것만으로도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말입니까?"

"네. 예전에 엄청난 뚱보였던 시절에는 게을러서 일주일에 한번 제대로 씻지도 않았었는데
하루에 두번씩 샤워를 하게 되면서부터 체중이 줄기 시작했거든요."

"샤워만으로도 살이 빠지다니 놀랍군요. 혹시 씻는 방법에 남다른 비법이 있는 건 아닐까 싶군요.
매일 샤워하실 때마다 특별히 하시는 게 있으신가요? 아니면 온천수같은 특별한 물로 샤워를 한다거나..."

"그런 건 없고요. 대신 저는 하루에 두번 규칙적으로 샤워를 합니다."

"아, 방법보다도 규칙적으로 하는 것에 비결이 있는가보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규칙적인 샤워를 하시죠?"

"음... 우선은 새벽에 일어나 1시간동안 조깅을 하고나서 샤워를 한 후 출근하고, 저녁에는 퇴근길에
헬스장에 들러 2시간 헬스를 하고나서 거기서 샤워를 하고 집에 들어옵니다."

by 리언바크 | 2010/01/15 19:52 | 꽁트, 짧은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아버지의 새해 꿈

매년 1월 1일 새벽에 꾸는 정초 꿈은 (꿈 내용이 기억이 난다면) 나름 각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차피 꿈보다는 해몽이니까.

일주일 전부터 부모님을 졸라대서 1월 1일에 영덕을 다녀왔습니다.
12월 31일도 야간근무라서 해맞이는 못하고 1월 1일에 아침 일찍 출발을 했지요.
강원도로 가는 길에 늦은 아침을 간단하게 먹으려고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는데
화장실을 다녀온 아버지가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 간식코너에 비치되어 있는 로또 OMR을 보시더니
로또를 사야 한다면서 난데없이 볼펜을 달라고 하시는 겁니다.
평소에도 가끔씩(자주는 아니고) 로또를 하시긴 하지만 늘 자동으로 하시기 때문에
뭐 좋은 번호가 떠오르기라도 하셨나보다 여기고 볼펜을 빌려드려 마킹을 하고 영수증을 출력했습니다.

1박 2일의 맛있고 즐거운 여정을 마치고 울진 게 시장에서 형네 가족들 사다 줄 대게를 몇 마리 사서
찌고 풍기에서 사과도 사가지고 올라오는 길에 때맞춰 눈까지 오는 바람에 안 그래도 귀경행렬로
막히는 길이 좀 더 힘들었습니다.(사실상 제일 힘든 건 운전하는 어머니였지만서도...)
그래도 중앙고속도로로 춘천을 지나니 한결 나아지더군요.
가평휴게소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DMB가 되자 어머니가 연속극을 보셔야 한다면서
네비게이션 DMB를 틀었는데 마침 로또 추첨을 하고 있었습니다.

로또 추첨이 끝나고 드라마를 할 때까지 광고가 나오는 동안 강원도 가는 길에 아버지가
부랴부랴 사셨던 로또가 생각나서 넌지시 로또 번호 몇개나 맞았냐고 여쭤보자 퉁명스럽게
"24번 한 번호만 됐어"라고 대답하시는 겁니다.
추첨 중에 영수증을 꺼내서 확인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어서 어머니가 "그 번호를 다 외우고 계셨어?"라고
묻자 아버지가 대답이라고 해주시는 이야기에 우리는 배꼽을 잡았습니다.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가 인천에 근무하실 적에 신세를 많이 졌던 하사관 선배 분이 계셨더랍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몇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정초에 아버지 꿈에 그 분이 나오셨다고 하시더군요.
아버지가 많이 반가워하셨는데 선배 분은 아버지 주머니에 슬그머니 뭔가를 넣어주시고는 사라졌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뭘 주신 건가 해서 주머니를 뒤적여 꺼내어 보니 '24'라는 숫자가 쓰여진 종이 두장이 있었다는군요.

'꿈 속의 꿈'이라고 돌아가신 반가운 선배 분을 만나고 꿈에서 깨어나 선배 분이 준 번호를 조합해서
로또를 샀는데 1등에 당첨되어서 134억을 타게 되었다고 합니다.
국민은행에서 은행 측의 보호를 받으며 당첨금 동장을 받아들고 오셔서 형네 식구들 새 집을 사주신다면서
제 형수님과 함께 방을 보러 다니는데 괜찮은 매물이 없더랍니다.
큰 돈을 받아드니 이 생각 저 생각은 많이 들었지만, 특히 꿈에서 나왔던 그 선배분의 식구들에게
도움을 드려야 하는 건 아닌가, 134억 중에 얼마를 드려야 하는가 하는 복잡한 생각들을 하다가 꿈에서 깨셨는데
서울에서 영덕으로 가는 그 길에서까지도 로또 1등 당첨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빠져 계셨다고 합니다.
(어쩐지 영덕 가는 길에 경치 구경도 안하고 너무 말이 없으시더라니 혼자 김칫국 드시고 계셨던 듯...)

1월 1일 영덕 가는 길에 충주 휴게소에서 로또를 구입할 때에도 꿈에서 나왔던 '24'라는 숫자를 기억하고서
아버지 젊었을 적 월남으로 파병가셨던 부대 번호 등 여러가지 조합을 해서 숫자를 찍었는데,
당첨번호 중 그 수많은 번호는 다 피해가고 '24'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맞았다는 것입니다.

꿈이 용하긴 용한 건지... 선배 분이 딱 하나 점지해준 숫자 24가 당첨번호로 뜬 게 대단한 건 맞는데
꿈에서 나온 숫자가 틀렸으면 개꿈이라고 여기고 넘어가기나 하지
아니, 가르쳐주려면 6개 숫자 다 알려주던가. -_-;;;
게다가 꿈에서 점지해준 숫자로 찍은 복권 꼭 쥐고 이미 당첨이라도 된 것마냥 이틀동안 134억 당첨되면 어떻게 하지,
뭘 하지 혼자 고민하셨다던 아버지도 웃기시고. ㅋㅋ
집에 오는 길에 형네 집인 상도동에 들러 4살, 7살 된 조카들 대게살 발라 먹이면서 형수님한테
아버지가 꿈에 로또 당첨되어서 형네랑 같이 새 집 구하러 다녔다는 이야기 해줬더니 같이 배꼽을 잡았지요.

부모님이 134억 당첨되면 나한테 10억은 안주겠냐고 하시지만,
어차피 살면서 그만한 큰 돈 쥐어본 적도 없어서 저는 10억 줘봤자 쓰지도 못할 겁니다.
(1억정도라면 집 살 때 쓸 수는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만큼 욕심도 없으니 로또 당첨되지 않은 게 전혀 아쉽지는 않고, 대신 정초부터 가족들 모두 박장대소를 할
이런 이야기거리가 되었으니 아버지의 새해 첫 꿈이 그리 허무한 개꿈은 아니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1월 4일 저녁, 우리동네 동물병원 앞에 만들어져 있던 눈사람 가족들)

by 리언바크 | 2010/01/05 21:12 | 로그, 다이어리 | 트랙백 | 덧글(0)

라이프 스타일 091118

11월 1일에 직장 체육대회로 불암상 등반을 했습니다.
돌산이라 여름 등산 때는 발 디딜 곳도 없어 미끄러워서 엄청 고생했는데
이번에 등산화를 빌려신고 올라가니 제 고도비만의 체중마저 가볍게 느껴지더군요.
어릴 적에 매일 새벽마다 거의 아버지한테 고문 당하다시피 남한산에 끌려올라가서
이제는 산에 올라가는 게 힘들어서가 아니라 짜증이 나서 등산은 굉장히 싫어하는데도
SUV마냥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내달리니 다들 제가 매주 등산하러 다니는 줄 알더군요.

헬기장에 집결하여 단체사진이랑 개인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고해상도로 찍어놔서 난감하기가 그지없다는...
내가 손수 업고 온 몇 통의 막걸리를 따는데 하도 달려 올라오다보니
탄산수처럼 분출, 손에 다 묻어서 생수로 닦고 비비는 게 어째 비굴모드처럼 보임.

하지만 산에 올라가서 먹은 편육이 하산해서 먹은 돼지갈비보다 훨씬 맛있었음.

요즘 재미붙인 취미는 한강에서 파노라마 사진 찍기.

(자전거 타고 광나루에서 여의도까지...)

형한테서 자전거를 한대 얻어서 지난 초가을부터 한강을 따라 타고 다니는데
이번달은 초부터 찬바람이 몹시도 불더니 지난 일요일에는 여의도 가다가 역풍을 만나
자전거가 뒤로 밀리는 기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결국 기어를 15단으로 놓고 열심히 기어갔다는...)

요즘 한강공원에 사람들이 뜸해서 신종플루 탓인 줄만 알았지
한바퀴 돌고 보니까 날씨가 상당히 춥더군요.(게다가 강변이라서 체감온도는 더함.)
이제는 낮에만 잠깐 돌고
날씨 풀리면 오징어 구워서 캔맥주랑 가방에 넣고 다닐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by 리언바크 | 2009/11/18 00:55 | 로그, 다이어리 | 트랙백 | 덧글(2)

어린 신부

사람들이란 만나고 헤어지는 흔한 인연인데
나를 위한 기회는 이미 끝난 것처럼
우연한 만남도 쉽지가 않죠.

하지만 언젠가는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인연처럼 나의 곁을 지켜줄
당신이 있을 거라 믿고 있어요.

행복하게 지켜줄게요.
따뜻하게 사랑해줄게요.

당신이 있어서 세상은 아름다워요.
당신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by 리언바크 | 2009/11/15 23:29 | 테마 일러스트 - couple | 트랙백 | 덧글(2)

[짧은 이야기]'기교'에 관련된 실화

[짧은 이야기]기교(技巧) <- 내 글이지만 관련 있으므로 트랙백

2006년, 영국의 왕립미술관이 미술관에 전시하기 위해 작품을 모집했다.
워낙 고흐나 다빈치 등 쟁쟁한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명문 중의 명문 미술관이라
전국에서 작품이 몰려들었고, 그 중에서 엄선된 작품만 전시하기로 했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검은 빛을 발하는 평평한 돌로 만든 받침대 위에 뼈 형상을 한
작은 나뭇조각이 올려진 것이 있었다.
권위 있는 미술관이 이러한 작품이 들어온 것을 본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지극히 '현대 미술적'인 그 작품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해내려 필사적으로 노력했을 것이다.

"나무와 돌이라는 소재의 차이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나뭇조각과 돌로 만든 받침대 크기의 차이가 뭔가를 암시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애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단순히 돌 위에 나뭇조각을 올렸을 뿐인 것을 '작품'이라 부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받침대 위에는 사람 얼굴 형상의 돌 조각을 올릴 계획이었다.
제법 의미 있어 보이는 받침대는 단순한 좌대였고 작은 나뭇조각은 조각을 지탱하기 위한 지지대였다.
그것 외에는 전시되어 있지 않으니 작품의 의미를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대체 왜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일까?
사건의 시초는 간단했다.
문제의 조각을 만든 작가가 작품과 좌대를 따로따로 운반했던 것이다.
미술관은 두 개의 꾸러미를 각각의 두 가지 작품으로 인식했다.
작품은 심사를 위해 따로 세워졌는데
그것을 본 심사위원은 얼굴조각은 낙선시키고 좌대와 지지대는 입선시켰다.

그 결과, 왕립미술관의 한 구석에는 받침대와 나뭇조각이라는 희귀한 작품이 전시되게 되었다.

나중에 미술관 측에서는 "생각하기에 따라 심사위원이 좌대와 나뭇조각에서 예술성을
발견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며, 예술가가 의도한 대로 작품이 전시되지 않는 것은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일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분명 미적 감각은 사람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 왠지...

<세계황당상식사전>에서 발췌.

<내 직업은 앉아서 그림을 보는 일이죠 - 빈(1997)>

by 리언바크 | 2009/11/12 23:31 | 꽁트, 짧은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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